나무가 좋았습니다.

2012. 1. 20. 09:23분재이야기/그외 분재 이야기

 

 

 
나무가 좋았습니다.

나무의 시원한 그늘 아래의 평온함이 좋았고
기억 속나무와 함께한 시간과
그 시간 속에 함께 했던
이젠 이름마저 가물 거리는 동무들의
아련한 그리움도 좋았습니다.
유년 시절 힘껏 내달리다 널브러져 바라본 하늘
그 하늘가 드리운 나뭇가지 사이를 채운 눈부신 햇살
문득 불어온 바람은 언제까지고 내 마음속에
평화로운 행복으로 기억되어 있을 듯합니다.

 

 
홀로 지내 던 타향의
어느 모퉁이에서 만난 분재는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어른이 된 나에게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안식처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봄의 파릇한 녹색의 기운만으로도 기특하던 나무는
분재를 나무를 조금씩 더 알게 될수록
억지스러운 모습이므로 만 보였고
즐거움은 고민으로 바뀌였습니다.
어렵게 찾은 그리운 그 무엇을 잃어버린 듯 초조해졌습니다.

분재가
인위의 자연임을
자연의 인위임을 모르지 않지만...
지금의 이 모습이 거짓이 아니란 것이
억지스럽지 않은 것이 제겐 중요해졌습니다.

어쩌면 내가 쓴 소설이 그저 꾸며낸 이야기
이상의 무엇인가로 읽히기를 느껴지기를 바라는 소설가의 마음과 비슷할 수도 있겠습니다. 
소설을 모르지만... 적어도 작가 자신에게 만이라라도 현실처럼 느껴지는 그런 글을 쓰고 싶은 것이
가능한 유일한 가치는 아니지만... 꼭 잘 못된 바람인 것은 아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나무를 화분에 심으며 시작된, 시작되는 분재이기에
이곳에 이 작은 곳에 나무가 살고 있음이 거짓이 아닌 억지가 아닌 나무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나무를 만난다면 다시 행복한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나무를 행복한 기억을 곁에 두고 싶은 맘에  
지금의 자그마한 크기가 억지가 아님은 꼭 필요한 출발점 이였습니다.
그래서 첫 관심은 나무의 크기에 대한 타당성? 만들기에 집중되어 있었던 듯합니다. 
하지만 화분 위에서 자그마하고 꼼꼼하게 잘 만드는 것으로는 만족감을 잠시 가질 수 있었지만
많은 노력과 시간으로 만들었음에도 처음의 못난 나무가 주었던 기쁨에도 모자랐습니다.
그저 (잘)만들어진 나무로만 보였습니다.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당연한 것이다 생각하면서도 진짜가 아님이 진실되게
또는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늘 마음 한컨을 무겁게만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력할 수록 그저 나무의 모습속에서 
나무를 만든이의 작업을 만든이를 조금씩 더 잘 읽을 수 있을 뿐이 였지만 안도하며
나무를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에 신기해 하며 그 만남에 조금씩 익숙해 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가 나무에게서 얻고 싶고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니 였던 것 같습니다.

늘 마음 한편을 무겁게만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력할수록 그저 나무의 모습 속에서
나무를 만든 이의 작업을 만든 이를 조금씩 더 잘 읽을 수 있을 뿐이었지만 안도하며
나무를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에 신기해하며 그 만남에 조금씩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가 나무에게서 얻고 싶고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나무를 통해 만나고픈 것이 무엇이었을까...

 

 

 

 

 

왜 하필 나무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무만이 가진 특별함은 무엇일까?

 

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수명을 가진
긴 시간을 살아 가는 존재입니다.

 


나무는
자신의 모습에 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시간으로 자신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존재 입니다. 

 

지금의 모습을 이해하며  
나무가 살아온 시간을 마주하고 

 

앞으로의 모습을 그려봄으로써 
나무의 시간, 나무의 긴 시간과 마주해 보려 합니다.

 


어렴풋하게라도 나무의 시간을 느끼며
나무에게 말을 걸어 보는 것이 어쩌면 덧없기도
금세 실증이 나버린다 하여도 
그 순간 내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며 
잃어버렸던 마음의 조각을 채워 주는 듯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2012년 임진년 새해를 시작하며... 202